2025. 6. 19. 08:34ㆍ★미스터리이야기★
며칠 전, 친구에게서 집을 하나 소개받았다. 대출 없이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조건이기도 했고, 이사 비용까지 감안하면 그 이상의 선택지는 없었다. 반지하였지만 생각보다 깨끗했고, 동네도 조용했다. 나는 곧바로 짐을 옮겼고, 첫날 밤부터 낯선 공기에 적응하느라 애썼다. 그런데 그날 이후 매일 밤, 누군가 창문 너머에 서 있는 기분이 들었다. 처음엔 단순한 착각이라 생각했다. 피곤해서 그럴 수도 있고, 반지하라서 외부 그림자가 쉽게 드리워지는 구조일 수도 있겠다고.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사람 형체는 늘 똑같았다. 어깨가 유난히 넓고, 고개를 한쪽으로 삐딱하게 기울인 사람. 움직이지도 않고, 말도 하지 않았다. 설마… 그게 진짜였을까? 이상함은 일상이 되었다. 밤 11시만 되면 창문 너머로 어김없이 ‘그 사람’이 나타났다. 고개를 기울인 채, 내 쪽을 응시했다. 직접적으로 눈을 마주친 적은 없었지만, 이상하게도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어느 날은 용기를 내서 커튼을 확 열어봤다.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커튼을 닫고 불을 끄자마자, 다시 그 검은 형체가 창문에 붙었다. 이젠 이게 환상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아무도 믿지 않았지만, 누군가는 봤다.
이사한 집의 ‘전 세입자’가 남긴 흔적
하루는 집을 정리하다가 몰랐던 작은 수납공간을 발견했다. 그 안에는 오래된 수첩 한 권이 있었다. 빛바랜 표지, 벌레가 갉아먹은 종이 사이에 꾹꾹 눌러 쓴 글씨들. “창문을 조심해. 그 사람은 밤마다 온다.” 날짜는 몇 년 전으로 되어 있었고, 뒤로 갈수록 글씨는 점점 흐려지고 떨려 있었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누구든 이 글을 본다면, 절대 창문을 마주 보지 마.” 이사 후 내 삶이 바뀐 게 아니라, 이 집 자체가 무언가를 품고 있었던 거다.
그 사람은 이 집에 붙어 있었다. 그 누구도 피하지 못한 채로. 이상하게도, 마주보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게 몇 주는 버틸 수 있었다. 일부러 창문에 검은 천을 덧댔고, 밤마다 귀마개를 끼고 잠들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창문이 ‘혼자서’ 열렸다. 바람 때문이라 치부하기엔 이상할 정도로 규칙적이었다. 딱 11시 3분. 마치 누군가 손잡이를 조심스레 돌리는 듯한 소리. 다음 날은 창문이 반쯤 열려 있었고, 그다음 날은 바닥에 검은 발자국 자국이 남아 있었다. 설마 내가 모르는 사이… 이 집에 누가 함께 살고 있는 건 아닐까?
그 형체는 누구인가… ‘검은 사람’의 정체
몇 달을 그 집에서 버텼다. 정신과 치료도 받았고, CCTV까지 설치해봤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CCTV는 11시 3분부터 11시 7분까지의 녹화가 항상 사라져 있었다. 전문가를 불러 확인했지만, 기계상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했다. 오히려 내가 녹화된 일부를 삭제한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 시간 동안 항상 침대에 누워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의심스러웠던 건, 밤 11시만 되면 고양이가 유난히 창문 쪽으로 달려가 울었다는 점이다. 아무리 불을 켜놔도, 창문 커튼을 닫아놔도 고양이는 계속 그곳을 응시했다.
그건 단순한 환상이 아니었다. 동물은 본다. 우리가 못 보는 무언가를. 동네 아주머니가 어느 날 말을 걸어왔다. “거기 아직 안 나갔구나? 그 집, 예전에 큰일이 있었던 건 알고 들어간 거야?”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그 집은 원래 5년 넘게 비어 있었고, 전에 살던 30대 남성이 실종된 이후로 임대가 풀리지 않았다고 했다. 실종 당일, 그 사람도 “누가 매일 밤 창문 앞에 서 있다”고 말했다고. 나는 그 순간 숨이 멎는 줄 알았다. 내가 겪은 모든 걸 누군가도 똑같이 겪었고, 끝내 사라졌다는 사실에 몸이 굳었다. 아무도 믿지 않았지만, 누군가는 봤다.
‘검은 사람’은 누구를 찾고 있었던 걸까
하루는 꿈을 꿨다. 검은 사람과 마주 앉아 있었다. 아무 말도 없었고, 나는 그저 묻기만 했다. “왜 나를 쫓는 거야?” 그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 눈빛에서 이상한 슬픔을 느꼈다. 마치… 자기도 원해서 그러는 건 아니라는 듯한 표정. 그 이후 나는 매일 아침, 창문에 물기 섞인 손바닥 자국을 발견했다. 사람 손과는 다른, 넓고 축축한 자국. 거울을 볼 때마다 내가 아닌 또 다른 그림자가 함께 비쳤다.
그는 나를 쫓은 게 아니라, ‘누군가를 대신 찾고 있었던’ 건 아닐까? 나는 결국 그 집을 떠났다. 하지만 이상한 일은 계속된다. 이사한 집의 창문에도 매일 밤, 어김없이 고개를 기울인 검은 형체가 어렴풋이 비친다. 불을 켜면 사라지고, 끄면 다시 나타난다. 새로운 집이 문제가 아니라면… 나에게 따라온 건지도 모르겠다. 혹시, 당신도 밤마다 창문 밖을 본다면 조심해라. 그는 여전히 무언가를 찾고 있을지 모른다. 설마… 다음은 당신일 수도 있다.
'★미스터리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 CCTV에 찍혔다 (0) | 2025.06.24 |
---|---|
사라진 소녀와 텅 빈 캠핑장, 그리고 CCTV에 찍힌 '네 번째 사람'의 정체는? (1) | 2025.06.22 |
“너 AI 아니야?”… 죽은 친구의 카톡이 다시 왔다 (2) | 2025.06.17 |
서울 지하철 5호선, 누락된 ‘그 구간’의 진실은? (0) | 2025.06.16 |
“그날 밤, 공항 활주로 밑에서 들려온 이상한 기계음의 정체는?” (2) | 2025.06.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