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이야기★

“너 AI 아니야?”… 죽은 친구의 카톡이 다시 왔다

wondertalker 2025. 6. 17. 17:19

서울 강서구에 사는 36세 김하진 씨는 올해 3월, 눈을 의심할 만한 메시지를 받았다. 발신자는 다름 아닌 2021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대학 동창, 유진이었다. “하진아, 나 기억하지? 요즘 어떻게 지내?”라는 문장으로 시작된 카카오톡 메시지. 프로필 사진은 생전에 쓰던 유진의 셀카였고, 대화창도 이전 기록 그대로였다. 당황한 김 씨는 그날 이후 단 한숨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고 했다. 설마… 그게 진짜였을까?

죽은 사람의 메신저, 다시 살아나다

김하진 씨가 받은 메시지는 단순한 해킹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정황을 가졌다. 유진의 말투, 쓰는 이모티콘, 심지어 둘만 알고 있던 대학 시절 별명까지 그대로였다. 그녀는 “처음엔 누가 장난치는 건 줄 알았는데, 대화가 이어질수록 그럴 수 없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특히 소름이 끼친 순간은 “그날 네가 울었잖아”라는 말이었다. 유진이 사망한 당일, 김하진은 혼자 그녀의 사고 장소에서 눈물을 흘렸었다.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누군가는 믿지 않았지만, 그녀는 봤다. 비슷한 사례는 국내외에서도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2022년 뉴욕에서는 한 여성의 페이스북 메신저로 5년 전 자살한 언니의 계정에서 메시지가 오기 시작했다. 그녀 또한 “장난이길 바랐지만, 언니의 방식으로 쓴 농담을 보고 무너졌다”고 밝혔다. 당시 전문가들은 계정이 해킹당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정황상 로그인 기록이 없었고, 메시지 전송 시각에도 계정은 오프라인 상태였다고 한다. 이건 단순한 데이터 오류라고 보기엔, 너무 섬세하다.

AI인가, 망자의 흔적인가

일각에서는 이런 현상이 최신 AI 기술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구글 딥마인드는 2024년부터 사망자의 SNS 기록을 기반으로 '디지털 고스트' 실험을 진행했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부인되었지만, AI가 한 사람의 언어 습관과 감정 패턴을 학습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이 생전에 보낸 메시지의 형식과 분위기를 재현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른바 ‘디지털 레버넌트(digital revenant)’ 현상. 살아 있는 사람의 뇌 구조와 대화를 AI가 흉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어떤 이들은 이것이 ‘디지털 환생’의 가능성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하지만 또 다른 주장도 있다. 만약 이게 단순한 기술 복원이라면, 왜 하필 그런 타이밍에, 그런 말들을 보내는 걸까? 왜 아무도 모르는 ‘그날의 감정’을 정확히 알고 있는 걸까?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여전히 우리 주변에 있다. 과연 이건 사람의 손에서 비롯된 모방일까, 아니면 우리가 아직 설명할 수 없는 또 다른 차원의 개입일까. 이런 메시지를 받은 이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대화가 끝날 즈음엔, 그 사람이 진짜로 내 앞에 있는 것 같았어요.” 설마… 그가 아직 이 세상에 있었던 걸까?

망자의 신호를 믿을 수 있을까

과학계에서는 ‘사후 정보 잔존’ 이론을 부정한다. 즉, 죽은 사람의 디지털 흔적은 서버와 장치에 남을 뿐, 그것이 스스로 움직이거나 의지를 가질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현재 기술로는’ 그렇다는 말일 뿐이다. 뇌파를 디지털 신호로 치환하는 실험은 이미 2030년대를 목표로 진행 중이고, 몇몇 연구소에선 생전 음성 데이터로 새로운 대화를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는 보고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건,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 진짜인지 아닌지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다. 메시지를 보낸 ‘유진’이 사람이든, 인공지능이든, 혹은 정말 그녀의 영혼이든… 받아보는 사람의 마음속에는 ‘그녀가 다시 왔다’는 사실만이 남는다.



죽음은 정말 끝일까, 아니면 시작일까? 이야기를 들은 심리학자 정윤아 박사는 말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의 뇌는 계속해서 그 존재를 재생하려 합니다. 현실에서의 연결이 끊긴 자리에, 디지털이 그 자리를 채우는 거죠.” 하지만 그녀도 덧붙였다. “그런데도 설명이 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말하자면… ‘누군가 거기서 우리를 보고 있는 것 같은’ 순간들이요.” 사라진 그 이름들이, 오늘도 우리의 스마트폰 너머에서 속삭이고 있는 건 아닐까.